지난 1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7.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이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선 노원과 도봉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영향으로 일부 지역은 하락세가 둔화했다.
2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인천으로 변동률이 -21.5%에 달했다. 이어 세종(-19.9%) 경기(-19.8%) 대구(-18.9%) 대전(-18.1%) 부산(-16.6%) 서울(-16.6%)이 순이었다.
아파트 공급과잉 등으로 부동산 거래 침체가 심화된 대구와 세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이 지난해 하반기인 7월 이후부터 아파트 가격이 전년 대비 떨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 집값이 급등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하락 전환 속도가 빨랐다.
수도권 3개 시·도와 세종시는 2023년 들어 하락 추세가 둔화되고 일부 반등이 시작되는 경향이 보이지만 하락률은 여전히 전년 대비 10% 이상으로 높았다. 그 외 시·도 또한 지난해 말보다 하락률은 다소 둔화됐으나 아직 반등 신호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은 노원과 도봉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4%, -20.0% 변동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강동(-19.1%) 구로(-18.9%) 양천(-18.9%) 금천(-18.4%) 등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종로와 중구, 용산 등 중심권 3개 구는 타 지역 대비 하락률이 낮았다.
동남권에선 타 지역에 비해 서초의 가격 하락전환이 늦었고 지난달 기준 전년대비 하락률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은 지난해 침체기의 가격하락 속도가 동남권에서 가장 빨랐으나 올해 들어 낙폭이 줄었다.
북부 지역 노원도봉강북의 3개 자치구는 모두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전년대비 하락이 시작됐다.그 중에서 과거 강북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랐던 도봉과 노원에서 침체기의 하락 추세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철 주요 노선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4호선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의 변동률이 -19.7%로 하락폭이 가팔랐던 반면 3호선(-16.6%)은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시장 호황기에 많이 올랐던 1호선과 4호선,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대폭 떨어졌다.
서울 내 주요 업무지역을 지나는 2호선 역세권 아파트들은 호황기때의 상승률과 침체기의 하락률이 모두 낮게 나타나 가격 변동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락세가 큰 지역들은 저금리 시기에 높은 가격 상승을 보였던 곳"이라며 "가격 상승기에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 매입자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안으로 GTX 개통 예정인 서울 외곽과 경기·인천 지역의 매수세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들어 수도권 3개 시·도와 세종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단기간 가격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일부 반등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긴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섣부르게 향후 시장 동향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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