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0%를 넘는 등 고물가와 씨름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75%였던 기준금리를 3%포인트 추가로 인상했다.
16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102.5%를 기록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무려 171%에 달했던 1991년 이후 3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6.6%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9.8%로 높았다. 한 달 만에 식료품 가격이 10% 가까이 인상된 것이어서 서민층 어려움이 크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전체 물가상승률은 94.8%에 달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돈을 찍어냈고, 지난해 달러 강세 속에서 현지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좌파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가격통제 정책도 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지출 감소를 포함해 광범위한 안정화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저소득층 동네에서 아이, 손자들과 거주하는 야넷 나자리오는 “돈이 부족해 어른들은 저녁 대신 차 한 잔을 마신다. 다음날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는 최근 심각한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어 곡식 가격 등은 당분간 고공 행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도 75%로 높은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78%로 오르게 됐다. 아르헨티나 기준금리는 2021년 말 38.0%에서 급격히 상승해 지난해 9월에 75%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2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물가상승률이 100%를 웃돌며 폭등하자 다시 올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아르헨티나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했지만, 물가를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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