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1년 반 만에 일곱번째 유상증자에 나선다. 그러나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며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면서 한편으로는 과도한 금액을 임직원 보수로 지출해 자체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는 17일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사업 확장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발행가 6500원에 보통주 3077만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한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자본금 납입일에 신규 투자자인 한국투자캐피탈을 포함해 하나은행 등 신주를 배정받은 주주들이 주식 인수대금을 모두 치르면, 토스뱅크의 납입자본금은 1조6500억원으로 불어난다. 토스뱅크는 “높아진 대외변동성으로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높아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신규 주주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유상증자 결정 소식과 함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도 공시했다. 이를 보면, 지난해 이 은행의 임직원 보수총액은 462억6천만원으로 전년(139억7천만원) 대비 3.3배로 증가했다.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는 6100만원에서 1억190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29.2%)와 케이뱅크(38.3%)의 인건비 증가율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이 은행이 지난 한 해 동안 은행권과 아이티업계에서 보수 수준이 높은 고연차 개발자를 대거 채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몸값 높은 개발자 인력을 채용하려 공격적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하다보니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인건비 지출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경영 수지도 영향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본금 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하락할 위험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시기엔 지나친 인건비 지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글로벌 은행들도 비용을 줄이고 정부도 임직원 성과급 체계나 업적 평가 기준 개선을 검토하는 현재 같은 시기에 고액 연봉자를 많이 데려오려다 과도하게 비용을 집행한 부분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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